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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은 아이들

초대받은 아이들

이 책의 제목을 빌어보면 이 책은 초대받지 못한 아이의 이야기이다.민서는 반에서 인기 많은 성모의 생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민서는 집에만 돌아오면 엄마에게 성모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성모의 장난말은 모두를 즐겁게 한다. 아무나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민서는 생각한다. 특히 남을 웃기는 일이 수학 시험 백 점 맞는 일보다 어려운 민서가 만득이 시리즈나 우스운 이야기를 하면 썰렁해진단다. 수학 시험 백 점 맞는 일도 아무나 하진 못하는데. 민서는 수학 시험 백 점 맞으려고도 안 한다.(내가 보기에는... 하지만 그건 결코 나쁜 일은 아니다^^;;) 그것보다 어려운 일이 남을 웃기는 일이라고 말해버리는 민서는 아이들 곁에서 스스로 그렇게 멀어져가고 있다.민서는 조용하게 말해준다. 이런 저런 얘기들을 그리고 동화는 잔잔하게 읽혀진다. 그렇게 민서의 마음이 전해진다. 이야기는 성모의 생일 토요일이 다가오면서 이어진다. 민서는 하루하루 그날을 기다리는데, 아이들의 성모의 초대장을 받던 날 민서는 결국 초대받지 못한 아이가 되어 버리고 만다. 나도 좋아하는 친구 생일에 초대받고 싶다. 솔직히 말하자면 초대받은 애들이 너무나 부럽다. 나에게도 단짝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불공평한 세상이다. 어째서 어떤 애들은 생일마다 초대받고 어떤 애는 그렇지 못할까. 아이들은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생각을 한다. 나도 어렸을 때 그랬다. 다른 애들에겐 주어진 것이 나에게 주어지지 않으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그땐 내가 다른 애들이랑 틀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다른 애들이랑 다를 뿐인데. 틀리다 와 다르다 라는 말은 엄연히 다르다. 세상이 불공평해지 말이다!.민서는 자꾸만 외로워진다. 결국 그렇게 기다리던 성모의 생일날이 왔는데도 모든 게 지겨워진다. 성모도 미워진다. 그러던 민서는 어디서 온지 모르는 초대장을 받게 된다. 성모가 아이들과 생일파티를 하는 그 분식 집에서 민서는 엄마의 생일에 초대받게 되는 것이다. 민서는 엄마의 도움으로 그곳에서 아이들과 어울리게 된다. 민서가 그린 그림책들은 아이들에게 인정을 받고 민서는 조금씩 아이들 마음 곁으로 간다. 그곳에서 그렇게 민서가 찾던 단짝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것은 성모가 아니었다. 그냥 씩 웃는데 자기처럼 그렇게 웃는 애가 또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기영이만 그릴 거다! 민서는 기영이와 마주 보고 웃었다. 소리내지도 않고도 기분 좋게. 민서와 기영이가 그렇게 함께 서 있는 그림을 뒤로 나도 그렇게 소리내지도 않고 기분 좋게 웃으며 책을 덮었다. 나도 그런 웃음을 안다. 갑자기 그렇게 함께 웃을 그 친구가 보고 싶어진다.이 책은 소통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준다. 생일날에 초대받지 못했어도 민서가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친구를 찾은 것처럼. 아이들은 마음으로 느낀다. 너와 내가 친구가 된다는 것은.

좋아하는 친구의 생일에 초대받고 싶지만 번번이 초대받지 못하는 아이의 고민과 이런 아이를 어떻게든 돕고 싶어하는 엄마의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동화이다. 또래 집단에서 인정받고 싶은데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 아이의 캐릭터는 독자들, 그리고 부모들에게 공감대가 매우 클 것이며, 실제로 비슷한 경험을 했고 그래서 상처를 받았던 많은 어린이들에게 힘과 용기, 따뜻한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초대받은 아이들 은 실제로 작가의 둘째 아이를 모델로 삼은 이야기이기도 해서, 작가는 그 어느 작품보다도 더욱 절실한 심정으로 집필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기도 하였다. 이 책의 앞부분에 실린 작가의 말 ㅡ 초대받지 못한 아이 에는 생일 초대를 받지 못하고 쓸쓸하게 집에 오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내 아들이 어디가 어때서.... 라고 중얼거리는 안타까운 엄마의 마음이 절절하게 표현되어 있기도 하다.

책읽기에 재미를 붙여 가는 초등학교 2,3,4학년 어린이들이 한번에 끝까지 읽어 내려갈 수 있을 만큼의 적절한 분량과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텍스트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정성들인 그림, 새로운 창작동화의 면모를 보여 준 수준 높은 디자인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