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이오덕 선생님

이오덕 선생님

1925년에 태어났다고 하여 이오덕이다. 선생님은 2003년 8월 25일 돌아가실 때까지 올곧게 사셨다. 초등학교 교사로 마흔두 해 동안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동시를, 동화를, 특히 어린이문학 비평을 활발하게 썼다. 올바른 글쓰기 교육을 하도록 이끌었고,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어린이문학협의회’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들을 꾸렸으며, ‘어린이도서연구회’를 여는 바탕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어린이문학과 교육, 바른 글쓰기, 어린이책 시민운동 등 어린이에 관련된 여러 분야에 뚜렷한 영향을 미친 선생님이 만화로 태어났다. 뛰어난 작가 박건웅 선생의 노력 덕분이다. 박건웅 작가가 주목한 것은 ‘교사’ 이오덕이다. ‘작가의 글’을 보면 “선생님의 삶과 교육 세계는 넓고 깊은 바다와 같기에, 어디서 어떻게 이야기와 그림을 풀어나갈까 고민하다가 내가 선생님에게 배우는 아이가 되자 생각했습니다. 그런 마음을 먹으니 조금씩 쪽배가 바다를 저어 나가게 되었습니다.”하고 말한다. 진정한 스승 이오덕을 그렸다. 그런 만큼 교사 이오덕의 인간적인 면모와 올곧은 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 「개학」은 여름 방학이 끝난 첫날에 일어난 이야기를 다룬다. 선생님은 시커멓게 탄 얼굴로 아이들을 반기는데 여름내내 수박 한 조각 못 먹어 본 아이도 있다. 참외를 먹어보지 못한 아이도 있다. 선생님은 아이이게 수박을 사 주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그때 한 아이가 개학날인데도 수업을 하냐고 묻는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바라는 대로 물놀이를 하러 간다. 펼친 화면 가득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는 장면이라니! 그것을 지켜보는 선생님 모습이라니! 아이들은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해가 저물 때까지 물에서 나올 줄을 모른다. 그런데 날이 어두워져서야 한 아이가 운다. 신발 한 짝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신발을 찾아봐도 신발이 없다. 선생님은 학교에 돌아가 할 일이 있지만 신발 잃은 아이를 업고 아이의 집으로 간다. 그때만 하더라고 신발을 잃으면 대부분 부모한테 크게 혼나는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업고 가는 길에 뒤따르는 아이들, 부모한테 이야기를 하고 떠나는 선생님을 향해 신발 한 짝을 들고 환하게 인사하는 아이, 혼자 학교로 돌아가며 바라보는 선생님의 밤하늘, 아름다운 이야기와 그에 걸맞은 그림이 깊은 인상으로 다가온다. 「나체화」는 교육의 본질을 날카롭게 다루고 있다. 어느 큰 도시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밤중에 학교에 도둑이 들었다. 도둑은 교실마다 돌아다녔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그래서 도둑은 교실마다 들어가 장난질을 하기 시작했다. 어느 교실이건 아침 일찍 오는 아이들을 위해 칠판에는 자습 문제라고 해서 시험 문제 같은 것이 적혀 있었는데 거기에다 나체화를 그린 것이다. 다음날 아침 교실은 어떻게 되었을까. 어떤 반 아이들은 그냥 쳐다만 보고 있었고… 어떤 반 아이는 그냥 쳐다보다가 지워 버렸고… 어떤 반 아이들은 공책에다가 그 나체화를 베껴 그리기에 골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59-60쪽) 심지어 칠판 한쪽에 지우다만 글자까지 그 자리 그 모양대로 베껴 쓰고 있었다. 나체화를 지워 버린 아이들은 그것이 나쁜 사람의 장난일 것이다 판단해 지운 것이고, 지우지도 않고 쳐다본 아이들은 선생님의 명령 없이 마음대로 손대어 지울 줄 모르는 기계 인간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며, 공책에다가 베껴 그리는 아이들은 바로 칠판에 쓰고 그려 놓은 것은 모두 공부라고 하여 철저히 되풀이 수업을 한 결과다. 그런데 이 학급 아이들이 학력 검사 때는 언제나 1등인 반이다. 담임선생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는지 뻔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그 담임선생만 그러할까. 그렇지 않음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교육이 지금은 예전보다 더 강화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니 어쩌랴. 교육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는 기계를 길러낼 뿐이다. 어린이를 죽이고 마침내 우리 모두를 죽이는 결과가 될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는 교육을 해야 어린이가 살고 우리가 살 수 있다.

이오덕 선생님이 참 교육을 펼치는 행복한 교실을 만화로 생생하게 재현했습니다. 이오덕 선생님이 만화로 아이들 곁으로 되돌아오셨습니다. 요즘 세계가 주목하는 천재 만화가 박건웅 화가가 이오덕 선생님이 농촌 학교에서 참 교육을 펼치는 행복한 교실을 만화로 생생하게 재현했습니다. 이오덕 선생님을 위인전처럼 위대한 인물로 그리지 않고,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고 배우며 고뇌하는 다정한 선생님으로 풀었습니다. 이오덕 선생님을 모르는 요즘 아이들도 이 만화를 보면 ‘참 좋은 선생님이 계셨구나!’, ‘이오덕 선생님 교실은 행복하구나!’ 하는 마음이 쏙 들 것입니다. 위인전에서 흔한 일대기식으로 풀지 않고 열세 꼭지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 이오덕 선생님의 생각과 철학이 눈앞에 보듯이 펼쳐집니다. 단편 하나하나 마다 이야기의 완결성을 지녀 각각 따로 읽어도 재미와 감동을 줍니다. 맨 마지막 장 [만남]에서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님을 이오덕 선생님이 찾아가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과 동화 [강아지똥]을 소개하는 장면은 가슴을 울립니다. 색연필로 그린 [강아지똥] 그림은 책 속의 또 하나의 그림책을 보는 듯 뭉클합니다. 농촌 학교의 정감 어린 풍경과 흙냄새 나는 개구쟁이 시골 아이들 모습들을 살리기 위해 원색적이기보다는 차분하고 따뜻한 색감과 선으로 그렸습니다. 매 꼭지 머리에 실린 동시와 아이들 낙서 그림 같은 삽화는 어른 독자들을 동심과 향수의 세계로, 아이들에게는 내가 그린 그림 같은 친밀감으로 이끕니다. 맨 마지막에는 ‘이오덕 선생님이 살아오신 길’이 실려 있어, 이오덕 선생님이 어디서 나서 어떻게 성장하고,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셨는지 상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작가의 글
얘들아, 너희들의 노래를 불어라
아이들

나체화
개학
거짓말
거짓말 글쓰기
꺾인 꽃
해바라기
잘살아 보자
사람은 사람되게
참새와 아이들
넝마주이
만남
이오덕 선생님이 살아오신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