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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세상에 혹하지 아니하리라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감에 따라 벌써 4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어릴 적 나이 마흔이면 무엇인가 큰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어릴 적 생각과는 다르게 나는 그냥 내가 되어 있다. 무엇인가 허전한 마음이 들 때에 불혹, 세상에 혹하지 아니하리라. 가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로를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선택하였다. 이 책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불혹과 유혹을 큰 틀로 하여 동양고전과 노래, 기사, 책의 내용들을 포함하여 작가의 생각을 이야기 한다. 동양고전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고 이야기 하고자 하는 주제의 결론을 낸다. 둘러보는 노래도 아침이슬, 10월의 어느 멋진 날, 서태지 윤도현등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다. 책을 통해 불혹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다양한 관점에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것은 책에 소개되는 고전에 조금은 맛보기 식이라 간략하게만 소개되어 있어 어떤 면에서는 이야기의 흐름을 살짝 깨는 부분이 있다. “발뒤꿈치를 들면 편하게 서 있지 못하고, 다리가 찢어지게 걸으면 오래 걷지 못한다. 자신이 보려고 하면 분명하게 보이지 않고, 자신이 기준이 되려고 하면 길이 환히 빛나지 않으며, 자신을 자랑하면 공이 없어지고,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면 어른이 되지 못한다.” 118p “한 해 살아가는 계획으로 곡식 심기보다 좋은 것은 없다. 십 년 살아가는 계획으로 나무 심기보다 좋은 것이 없다. 평생 살아가는 계획으로는 사람 키우기보다 좋은 것이 없다. 한 번 심어서 한 번 거두는 것은 곡식이요, 한 번 심어서 열 배 거두는 것은 나무요, 한 번 키워서 백배 거두는 것은 사람이다.” 218p인생에서 40대는 전환기라고 한다. 숨가쁘게 살아온 지난 40년을 뒤로하고 알지 못하는 세계를 향해 나아가기 때문이다. 산을 올라도 배낭에 짐을 꾸리고 여행을 떠나기 위해 큰 가방에 짐을 담는다. 우리의 40대에 인생의 후반부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내려놓고 무엇을 담아야 할까?
40대를 지나면서 혹하지 말아야 할 ‘나이 듦’, ‘욕심’, ‘편견’ 등의 주제와, 마음껏 혹해야 할 ‘초발심’, ‘용기 있는 삶’, ‘나누며 사는 삶’ 등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주제에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을 논어 장자 중용 시경 부터 한비자 세설신어 성학집요 까지 40여 권이 넘는 동양고전에서 찾았다. 1부 ‘불혹, 혹하지 아니하리라’에서는 나이 듦, 술, 탐욕, 쾌락, 무리, 편견, 권위와 같이 40대가 경계해야 할 7가지 키워드를 제시하고, 2부 ‘유혹, 혹해도 좋지 아니한가’에서는 초발심, 용기, 진정성, 공감, 의미 있는 삶, 아름다움, 나누며 사는 삶과 같이 40대라면 혹해야 할 7가지 주제에 대해 풀어나간다. 예를 들어 ‘노화’ 즉 ‘나이 듦’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늙어간다는 것을 어떻게 내 삶에 받아들여야 할까? 저자는 사기 「진시황본기」에서 영생을 얻기 위해 천지구장(天地久場)을 찾아 헤맨 진시황의 이야기를 통해 ‘노화’에 저항하는 삶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일침을 놓기도 하고, 장자 「지락」에 나오는 장자의 고분이가(鼓盆而歌) 이야기를 통해 늙어 감과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니 이에 순응하는 삶이 좋지 아니한가를 되묻기도 한다. 한편 2부에서는 40대에 들어서면서 우리가 가져야 할 첫 번째 마음이 ‘초발심’이라고 말한다. 초발심이란 ‘무언가를 시작하고자 할 때 느끼는 감정’으로 초심 혹은 설렘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40대야말로 그 어떤 마음보다 필요한 것이 초발심인 것이다. 또한 저자는 우리 삶에 용기가 필요한 이유(이순신의 출사력거전出死力拒戰), 진정성을 다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즐거움(공자의 종오소호從吾所好),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기술(귀곡자의 측심췌정) 등을 전함으로써 40대가 놓치기 쉬운 일상의 가치들을 되새기게 한다. 이 책은 고전의 해석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이야기들로부터 주제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저마다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양고전의 고사들은 우리가 지녀야 할 삶의 자세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여기에 소설, 영화, 노래 등 주제와 어울리는 이야기들이 맞물려 글의 재미를 한층 더한다. 또한 독자와 함께 40대를 보내고 있는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는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철학적 성찰을 제공한다. 관련영상 보러가기▶

글을 시작하며 - 불혹과 유혹 사이에서

1부 불혹(不惑), 혹하지 아니하리라

1장 나이 듦 혹은, 늙어 감에 대하여
저항, 하늘과 땅처럼 영원히 - 진시황의 천지구장(天地久長)
순응, 때를 편안히 하고 흐르는 물처럼 - 장자의 안시처순(安時處順)
자유, 분이 돋으면 밥을 잊고 - 공자의 발분망식(發憤忘食)

2장 술 한 잔에 인생을 맡길 것인가
금지, 이놈의 술이 나라를 망치리라 - 우임금의 이주망국(以酒亡國)
절제, 애주와 금주 사이에서 필요한 것 - 공자의 유주무량(唯酒無量), 불급란(不及亂)
중독, 술로 연못을 이루고 고기로 숲을 이룬다 - 은나라 주왕의 주지육림(酒池肉林)

3장 탐욕, 결핍의 또 다른 이름
재물, 이것 좀 전부 치워 버려라! - 왕연의 아도물(阿堵物)
사랑, 물과 물고기의 사귐 같은 것 - 유비와 제갈량의 수어지교(水魚之交)
권력,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다 - 조고의 지록위마(指鹿爲馬)

4장 영원한 쾌락이란 없다
색, 기생에게 예의를 따지느냐 - 서울 소년의 창가책례(娼家責禮)
오락, 한 가지 재주가 있으면 일이 풀린다 - 도림의 유일기시효(惟一技是效)
취미, 한 번 시작하면 끝낼 줄 모르니 - 맹자의 유련황망(流連荒亡)

5장 줏대 없이 몰려다니는 것들
끼리끼리, 같으면 뭉치고 다르면 공격하다 - 한나라와 조선의 당동벌이(黨同伐異)
덩달아, 천둥소리에 다 같이 납작 엎드리다 - 군중심리의 부화뇌동(附和雷同)
졸졸졸, 강한 놈을 따르리라 - 정나라의 유강시종(唯强是從)

6장 편견, 스스로 깊이 파내려가는 무덤
출신, 뭣 하러 고전을 배우는가! - 유방의 안사시서(安事詩書)
지식,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면 어른이 되지 못한다 - 노자의 자시불창(自是不彰)
차별, 편들지 않고 기울어지지 않아야 그 도리가 가지런하고 고르다 - 영조와 정조의 탕탕평평(蕩蕩平平)

7장 권위는 포장의 도구가 아니다
질타, 불 같이 성내며 벼락 같이 고함치다 - 항우의 음오질타(吟?叱咤)
오만, 눈길에 호오의 감정을 싣다 - 완적의 청안백안(靑眼白眼)
불통, 내가 백성들의 입과 귀를 틀어막으리라 - 주나라 려왕의 오능미방(吾能?謗)

2부 유혹(誘惑), 혹해도 좋지 아니한가

1장 초발심, 마흔에 가져야 할 첫 번째 마음
의지, 뜻은 진실하게 마음은 바르게 - 대학 의 성의정심(誠意正心)
매조지(매듭), 처음과 끝이 똑같듯이 - 순자의 종시여일(終始如一)
차분함, 늘 갖는 마음이 곧 도다 - 임제 의현의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

2장 무릇 군자란 용기 있는 자
신뢰, 죽을힘을 다해 싸워서 막으리 - 이순신의 출사력거전(出死力拒戰)
도전, 높은 대나무 막대기 위에서 한 걸음 나아가리라 - 경잠의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須進步)
동고동락, 먼저 아파하고 다음에 즐기리 - 범중엄의 선우후락(先憂後樂)

3장 진심을 다한 마음에 하늘도 감동하리
진심, 내가 좋아하는 길을 따르리라 - 공자의 종오소호(從吾所好)
단절, 눈밭에 서서 팔을 자르다 - 혜가의 설중단비(雪中斷臂)
동심, 진실한 마음을 가진 아이처럼 - 이지의 동심진심(童心眞心)

4장 공감하라 그리고 이해하라
심복, 놓아 주었다가 붙잡았다가 - 제갈량과 맹획의 칠종칠금(七縱七擒)
관찰, 깊은 곳을 재어 보고 속마음을 헤아리다 - 귀곡자의 측심췌정(測深?情)
선견지명, 대비하면 걱정거리가 없으리 - 부열과 위강의 유비무환(有備無患)

5장 의미 있는 삶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한가
이름, 몸은 죽어도 이름은 죽지 않으리 - 이순신의 사이불사(死而不死)
창조, 옛것을 본받아 새것을 창조하다 - 박지원의 법고창신(法古創新)
봉사, 정수리가 닳아서 발꿈치까지 이른다 - 묵자의 마정방종(摩頂放踵)

6장 미처 보지 못한 세상의 아름다움
활기, 기세와 리듬이 살아서 움직인다 - 미술의 기운생동(氣韻生動)
감흥, 손은 휘휘 발은 덩실덩실 - 음악과 춤의 수무족도(手舞足蹈)
자연, 옷을 풀어헤치고 다리를 쫙 벌린 채 - 예술가의 해의반박(解衣槃薄)

7장 더불어 나누며 사는 삶에 대하여
이해타산, 남의 불행을 즐긴다면 사람답지 않다 - 괵역의 행재불인(幸災不仁)
책임, 시민 살피기를 아픈 사람 보듯이 - 봉활과 정호의 시민여상(視民如傷)
조정, 남은 것을 덜어서 모자란 곳에 보태다 - 노자의 손유여보부족(損有餘補不足)

글을 나오며 - 슬기롭게 불혹을 지나 지천명을 기다리며
후기
인용 고전의 독음 모음
참고문헌